마로 : 어떤 핀끝

지역성과 어린이


아동문학을 공부한지 2년 반이 됐다.
정리가 필요한 시기다.
그간 참 많이 방황했더랬다.
나의 중심을 세우지 못하고 여기 흘렀다 저기 흘렀다,  참으로 몸만 바빴던 세월이었다.
그렇다고 그렇게 폄하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바쁜 와중에도 읽어 왔던 좋은 작품들 덕에
내게 뿌리박힌 멋진 '이야기'들의 힘으로
넉넉히 살아갈 힘을 발견해 낼 수 있다.
아동문학을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야기의 힘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런 이야기들에 매료된 사람들은 넉넉하고 밝다.
어제는 우리 어린이도서관일을 위해 여러 단체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푸근하고도 강강하고도 밝았다.
그들은 풀뿌리 지역 조직 속에서 어린이와 문학, 지역의 삶을 고민하고 있었다.
입에 착착 붙는 전라도 사투리로 엣이야기 한 자락 읽어 주는 모습을 어찌 잊으랴.  
참 아름답다 싶었다. 지역은 떨어져 있지만,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을 본다는 것만으로 힘이 났다.
그 동안 잊고 있었던 '내가 아동문학을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이들과의 만남이 하나의 에너지가 되고, 어린아와 함께 책을 읽는 기쁨이 또 하나의 에너지가 되어,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됏다.

대학원은 아동문학의 텍스트를 공부하는 곳이라면,
'지역성과 어린이'는 아동문학의 컨텍스트를 온 몸으로 겪고, 만들어내는 일이라 생각된다.

지역성과 어린이.
이 두 가지의 질문을 손에 쥐고.
(이제 징징 거리는 일은 그만두고)
좀 더 힘차게 걸어가야겠다.
같이 걸어 갈 사람들이 있어 좋고.
또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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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2010/01/15 07:51 Trackback. :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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