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 어떤 핀끝


저금


적은 돈이지만,
원고료와 인권교육으로 번 돈을 저금했다.
돈 벌고 쓰는 것에 있어서 별 개념이 없는지라.
어디로 버는지, 어디로 쓰는지 모르고 사는 것이 나다.
그런, 내가 저금을 한 것이다.ㅋㅋㅋㅋㅋ

꿈은 딱 하나.
방과후 자유학교 만들기.
이렇게 모아가지고 만들 수나 있겠어? 라고 말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돈의 액수 보다도,
그 돈을 모아가는 심정이겠지 하고 '순수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ㅋㅋ
돈도 모으고, 지식도 모으고, 감수성도 모아가는 기간으로 말이다.
물론, 함께 할 사람도...^^;

우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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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록. 문학


5.18에 대한 책과 영화를 봤다.
황석영의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1985년)
김남중의 소년소설, <<기찻길옆 동네>> (2004년)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 (2007년)


폭도가 아니다. 민주화 투쟁이고, 폭력에 대한 저항이다. 그래, 섬처럼 외롭게 존재했던 광주 시민들은 울부짖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화려한 휴가'라고 하는 작전명령에 따라 술에 취한 군인들이 곤봉을 휘두르고 총을 쏘아 대는 장면을 두 눈으로 똑독히 목격했는데도, 언론에는 그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을 때 그들이 느꼈을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폭도라니. 황석영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그런 절규와 분노를 가득 담고 있다. 하루, 하루, 광주가 어떻게 변해갔는지 눈 앞에 생생히 그려져 있다. 전쟁터. 스페인의 내전을 다뤘다는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떠오를만큼. 1980년 5월 광주는 국가가 광주 시민에 대해 저지른 전쟁이었던 것임엔 분명했단 생각이 들었다. 전쟁. 살육.

이 책을 읽고 난 뒤라 더욱 그랬을까.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는 참 싱거운 영화였다. 무고한 시민들의 항쟁 참여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의 전반부에는 광주 시민들의 순수한 모습을 그려내느라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화염병을 들고 전면에 대치해 있는 상황 속에서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더 것도 그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감독의 이러한 관점이 보는 내내 내 마음을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결국, 마지막의 결혼식 장면은 이 영화에 대한 내 인상의 의미를 정리할 수 있게 해줬다. 죽었던 이들이 모두 살아서 그 사진 속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보면 이요원의 상상씬인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다. 광주시민부터 작전 명령을 내린 군인까지 들어 있다. 그도그럴 것이 이요원의 아버지가 군인 출신이었고, 광주에 내려 왔던 군인과 친분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 영화는 애매한 휴머니즘으로 마무리 됐다고 보여진다. 결국,  광주항쟁까지도 애매하게 만들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려한 휴가'라고 하는 잔혹한 작전명령을 영화 제목으로 내세웠던 것을 깊이 충족시켜주지 못했다고 할까. 무고한 시민의 순수한 마음에 집중한 탓에, 이 영화는 광주 항쟁이 폭죽처럼 터졌다 사라진 하나의 '화려한 추억'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김남중의 소년소설은 모두 두 권이다. 첫번째 권은 1977년의 이리역 폭파사건을 두번째 권은 광주 민주항쟁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첫 권의 경우엔 이리역 폭파사건이 주요 쟁점은 아니다.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사건으로 그려져 있는데, 그 마저도 후반부에 일어난다. 사건 자체가 소설의 의미를 살리고 있지는 않았다. 이 목사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밀도 있고 다루고 있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반면 두 번째 권에서는 광주항쟁을 정면으로 다룬다. 교회를 중심으로 야학의 청년들이 광주항쟁에 주체적으로 참여한다. 청년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서 가진 한계 일까. 어린 주인공들은 주변으로 밀려 나 있다. 사건에서 한 발 짝 떨어져 있는데, 난 좀 지루하게 여겨졌다. 첫 권 보다 읽는 맛이 더 밋밋했다. 숭고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감동이 그렇게 강하게 전달되지는 못한 것 같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말이라 그럴지 모르겠다. 오히려, 인간의 양심과 죽음에 대해 전율할 감동을 만들어낸 공선옥의 청소년 단편소설 '라일락 피면'이라고 하는 단편을 다시 한 번 읽고 싶게 만들었다. 2004년 작품이라, 그 때 읽었다면 느낌이 달랐을지 모르겠다. '광주'를 다룬 소년소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엄청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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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구


7살 J가 유치원에 가지 않고 엄마 옆에 딱 달라붙어 있다.
이제 아무 데도 다니지 않고 엄마와 함께 다닐 거란다.
"고목나무의 매미래요~!"
라며, 진반 농반으로 놀려 대며 한 참을 놀았더니,
사무실 한 켠에서 노트북을 하고 있던 내게로 달려 왔다.
"이모, 우리, 친구하자"
"응?"
어른 이모랑, 어린이 나랑 친구 하자구"
"흐흐. 그래. 근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어?"
"이모가 나랑 놀고 싶어 하는 거 같아서. 나랑 계속 놀았잖아"
웃음이 났다. 내가 잘 놀아줘서 그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내가 열심히 노는 것을 보고 J 스스로 나랑 놀아줘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나보다.
"좋아!, 이제 우리는 친구"
아주 힘차게 악수를 했다.

그리고 또 달려 오더니 심각하게 귓속말을 한다.
"근데, 엄마 한테는 비밀이다."
"왜?"
"이모한테 까분다고, 혼난단 말이야. 알았지?"
"큭. 그래. 그래"
그리고 나서 아주 힘찬 악수를 나누고 저벅저벅 걸어 엄마 곁으로 갔다.

그래, 난 어제부로
7살 친구 한 명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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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남길홀릭에서 빠져나와야 되는데.
미치겠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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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공룡트림 3


어린이책 공룡트림 세번째 글.
마감 일정 확인이 어긋나게 되어,
생각지도 못하게 내가 글을 쓰게 됐다.
너무 급하게 쓰는 바람에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내가 사랑하는 그림책 두 권을 소개할 수 있어 좋았다.

존버닝햄의 <<하퀸-골짜기로 내려간 여우>>와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이다.
http://hr-oreum.net/article.php?id=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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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오늘 핸드폰 수리 때문에 SKY 주안 영업소에 갔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기에 무얼할까, 무얼 읽을까 두리번 두리번 거리니,
동아일보가 책상 위에 떡허니 놓여 있다.
오기 전에 한겨레 신문을 훑어 보았기에,
이래저래 오늘자 동아일보는 어떤 논평을 내놓고 있나 비교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펴들었다.

우선, 보선 결과에 대한 평가부터 다르다.
한겨레는 민주당의 패배를 강조하고, 역시 동아일보는 한나라당의 승리를 강조하고 있었다.
한미 합동훈련의 의미를 대북 압박용으로 무척 중여하다며 대놓고  들먹이고,
4대강 찬성의 이유를 한강변에 도로를 만들어 놓으니 자전거도 타고 얼마나 좋으냐는 식으로 우겨댄다.
50,60년대 부터 줄곧 주장해온 반공, 개발 논리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논평들. 이그그.
논문 때문에 60년대 자료들을 좀 들추어보곤 했는데, 혹시 지금 보고 있는 이 신문이 40년 전의 것은 아닌가 날짜를 다시 확인해 보고 싶었을 정도!!
뭐, 모르는바도 아니고, 새로운 사실도 아니지만,
이렇게 가끔 신문을 통해 직접 대면하고 나면......
화가 치솟는다.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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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 2010/07/30 00:19 Trackback. : Comment.
 

아줌마는 왜?


요즘, 우리 아이 덕에 많은 아이들을 만난다.
놀이터에서 만난 또래 친구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형들까지 집으로 몰고 오기 때문이다.
컴퓨터도 하고, 신디사이저도 치고, 블록도 가지고 놀고, 뜀뛰기도 하고, 강아지랑 놀기도 한다.
가끔 아이스크림 간식도 제공! 뭐, 재료가 있을 땐 피자식빵을 만들어 주기도 했지..음하하.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오고 가니 정신이 없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알아 가니 좋다.
(어린이 잡식 놀이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ㅋㅋ 딱, 내 적성. 프로그램도 없고, 아무것도 없지만, 책도 있고, 놀이감도 있고, 먹을 것도 있고, 마당도 있어서 오고 싶을 때 오고 오기 싫으면 안 오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책 읽고 싶을 때 읽고, 그림 그리고 싶을 때 그림 그리는..ㅋㅋ 그냥 내꿈!)

그 중 한 아이는 동네에서 만나면 나에게 반갑게 인사한다.
손을 흔들며 "아줌마 어디가요?" 라는 질문도 우렁차게 건넨다.
오늘 밤에 남편과 내일 떠날 여행 준비로 짐을 나르다 잠시 쉬고 있는 틈에 그 아이를 만났다.
"아줌마 밤인데 왜 여기 있어요?"
"응, 내일 여행가려고"
아빠와 누나는 슈퍼 있는 쪽으로 멀어져 가는데도 신경쓰지 않고 내 옆에 꼭 붙어 앉아 계속 질문을 해댄다.
"아줌마 비행기 타고 가요?"
"아니, 차타고"
"아줌마 회사 다녀요?"
"어, 아니?"
"(분명 아니라고 했는데) 아 아줌마 회사 휴가구나.."
결국, 누나가 부르는 소리에 달려갔다.
1,2분도 안되어 다시 나타나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또 큰 소리로 나를 부른다.
"근데, 아줌마 밤인데 왜 여기 있어요?"
"(에이, 아까 물었으면서)(큰 소리로) 산책하려고!!11"
"아..네"

꼬박 꼬박 '아줌마..'를 붙여서 여러 질문들을 던져대는 것이 즐겁고 좋다.
마치 그 아이와 친구가 된 기분이다.
헌데, 나를 당혹스럽게 하는 질문을 오늘 낮에 던지고야 말았으니
"아줌마, 근데 왜 배가 나왔어요?"
"....."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학년 짜리 아이가 '대신' 대답한다.
"임신했나?!!"
"우리 엄만 임신했을 때 배 조금밖에 안 나왔는데!!"

어쩌라구ㅠㅠ...
푸하하하 웃을 수밖에.ㅋㅋ
뭐, 그래도 좋다!
길거리 지나다가도 반갑게 인사하는
동네 꼬마 친구들이 많아져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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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렇게도


"언니, 제가 정신줄 놓지 않고 사는것 만도 다행이에요.."
우울한 S언니 옆에, 우울한 자태의 내가, 아이를 안고 있는 H와 함께 밤 10시에 근처 공원에 갔다.
일곱살 난 아이 둘, 다섯살 난 아이 하나는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가, 바둑 두는 노인 옆에 앉아 구경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 속에 벤치에 앉아 있는 것도 좋지만 웬지....
"언니, 소주 한 병 그냥 벌컥 벌컥 들이키고 싶네요"
"야, 네 정신상태가 나랑 똑같구나"
아이를 안고 있는 친구를 붙잡아 놓고 미안한 마음에,
"우리 소주나 한 잔 할까?.."
라고 더듬더듬 말했더니 돌아오는 대답.
"아니, 막걸리! 난 먹걸리!"
그래.그래. 그래서 난 네가 좋다!

오천원을 들고 슈퍼로 달려가는데,
"야야 난 처음처럼이다. 아니면 프래쉬나. 그거 아니면 안돼!"
으이구. 까탈스런 입맛이라고 핀잔을 주었지만 그래도 좋다!
아이들이 먹을 간식, 처음처럼 한 병, 장수 막걸리 한 병, 종이컵 세 개, 오다리 두개를
오천 7백원을 주고 사서 검은 봉지를 들고 다시 공원으로 향했다.
종이컵에 막걸리와 소주를 따라 한 잔 마시니 주절주절 넋두리가 절로 나온다.
"요즘은 참.......희망... 의지 뭐 이런 거.. 많이 소진해 버렸어...아..여기 벤치에 그냥 누워 자고 싶다!"
"야야..그러지는 말자!"
"인생 참 우스운거야. 뭐든...예상하지도 못했던 것들이...한 순간에 일어나... 전혀 못할 것 같은 것 해버리는 것도 정말 한 순간이야..노숙? 할 수 있을 것도 같애...^^:"

집으로 돌아오니, 새벽 12시.
현관 건너편 나무 밑에 어떤 남자가 셔츠를 벗고 런닝만 입은채 고개를 푹 숙이고 담배를 피고 있다.
술냄새가 여기까지 풍겨 올것 같은 분위기.
아니나 다를까 내 남편이다.
"으이구 으이구 아빠 또 취했다!"
아이가 아빠에게 달려갔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삼십대 중반의 나, 삼십대 후반의 남편.
우리는 왜 그렇게 힘이 든걸까.
그리고 뭐가 그렇게 힘이 든걸까.

남편을 부축해서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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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2010/07/29 14:13 Trackback. : Comment.
 

2010.7.27


- 오히려 <인셉션>의 진정한 즐거움은 이중삼중 나선으로 겹쳐진 미로 속을 헤매는 기분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김도훈, cine21)
- 크리스토퍼 놀란은......엘리베이터가 없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었다. 우리가 할 일은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오르는 희열을 다시 탐미하는 것이다. (김도훈, cine21)

- 이 숲의 판타지를 동심의 구현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어른들의 환상과 달리, 아이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지 않는다. 영화는 아이들이 그 좌절감을 끌어안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우리에게 고요히 일러준다. (남다은, 한겨레)

- 이 영화는, 그리고 이 학교는 길거리로 내쫓긴 소년의 주눅 든 뒷모습과 학교 안에서 떨고 있는 이 작은 소녀의 불안을 끝까지 붙잡아야 했다. (남다은, 한겨레)

- (위기철, <<우리 아빠, 숲의 거인>>에서 가족 모두 세탁기도, 아파트도, 냉장고도 다 필요 없다면서 숲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나서) 밥은 먹지? (똘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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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 2010/07/27 07:55 Trackback. : Comment.
 


새벽 1시 30분.
남편이 부스럭 거리고 돌아다니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잠이 오지 않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이벤트.축제계에 복귀하여 첫 작품을 가볍게 통과시키더니 더 욕심이 난 모양이다.
발표 요약지를 보고 또 보고, 나도 함께 읽어 보고, 코멘트도 해 주었는데,
아직도 고칠 것이 많이 남아 있었나 보다.

일어나서 나가보니, 작은 방안에서 형광등 불빛이 새어나온다.
TV 소리가 아니라 종이 넘기는 소리가 난다. 근래에 참 낯선 일이다. 하하...
나는 다시 조용히 침대 위로 기어 올라와 누웠다.
눈만 말똥말똥 뜨고 깜깜한 밖을 내다 보았다.
어둠 속에 강렬한 빛.
하얗고 동그란 달이 하늘 끝에 걸려 있었다.
그 빛에 몸을 감고 있는 듯..... 꿈결 속 같은 아스라한 기분에 잠겨 눈을 감았다 떴다.
그 사이 달이 보이지 않는다.
하얀 구름 속에 가려져 버렸다.
순식간에 이럴 수가.
강렬한 빛이 없는 하늘을 보고 아쉬워 하고 있을 때,
또 금새 하얀 구름에서 벗어난 달이 활짝 피었다.
모든 것이 오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단편소설 같은 달.

그렇게 달에 흠뻑 취해 있자니,
바깥에서 커다란 목소리로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사오십대 중년 남성들의 괴성 같은 고함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몸이 상상될 정도로 꼬부라진 말들이 툭툭 튀어 나온다.
고층 아파트의 9층에 살고 있으니, 대화 내용이 잘 들리지는 않는다.
그저 괴성, 고함, 비틀거리는듯한 목소리만 짐작할 수밖에.

달빛은 아름다운 상상을 하게 해 주지만.
세상 속 일들은 참 우툴두툴한 두꺼비의 살결같은 법이다.
이제 어쩌면, 내 과제는 하얀 달이 주는 아름다운 상상을 내려 놓고,
그 굴곡많은 껍질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손을 들어 달을 잠시 손에 쥐었다.
놓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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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2010/07/27 06:49 Trackback. : Comment.